강원도민일보 3/15기사 해산

[오지속 명산을 찾아서] 1. 화천 해산(일산) 자락 호랑산
반백년 원시림에 숨 멎고 파로호 전망에 가슴 뛰네
 
 2008년 03월 15일 (토)  윤수용 
 
 
도심의 찌든 일상을 털어버릴 수 있는 명산이 도내에는 즐비하다. 다시 찾아온 봄을 맞아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 자연휴양림 등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가족과 호젓이 떠날 수 있는 오지의 산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본지는 이번주부터 유명세를 타지 않고 원시림을 간직한 채 오지에 꼭꼭 숨어있는 도내 명산을 소개하는 ‘오지속 명산을 찾아서’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 해산 자락 호랑산의 특징은 호젓한 등산로가 사계절 제공하는 다양한 선물이다. 최전방 접경지다 보니 늦은 봄까지 잔설을 만날 수 있다. 화천/윤수용
중부전선 접경지역 화천군에 사람의 손길이 닺지 않아 깨끗함을 잃지 않은 명산이 있다.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산속호수마을) 1번지인 해산이다.

일산(日山)으로도 불리는 해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출이 가장 아름답고 아침 해를 가장 먼저 받는다고 해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이다.

그러나 해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등산보다는 약초 채취 등에 관심이 많아 대부분의 구간이 훼손될 위기에 처하자 화천군과 산속호수마을에서 올부터 등산로를 무기한 폐쇄했다. 대체 등산로 개설에 대한 동호인과 주민들의 여론에 따라 해산 자락의 끝인 일명 호랑 산(900m)을 개방했다.

호랑산은 옛 부터 호랑이가 많이 출몰해 붙여진 이름으로 일제 강점기 건설된 화천댐 공사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보존돼 원시림을 자랑한다.

총연장 5.2㎞인 등산로를 일주하기 위해 4시간 이면 충분하다.

정상에 오르면 화천댐과 파로호, 해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또 화천댐 공사에 강제 동원됐다 희생된 노동자들의 묘지 주변에는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안내판이 서 있어 지역의 아픈 근현대사를 뒤돌아보는 기회도 제공한다.

일출이 아름다운 해산 자락 호랑산 전망대는 오르기가 쉬워 산속 해맞이를 경험하려는 가족단위 등산객에겐 안성맞춤이다. 내륙의 바다 파로호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고 있으면 지친 몸과 마음이 가벼워 진다. 손때 묻지 않ㄱ은 원시림과 호수를 동시에 접할 수 있는 등산로를 봄철에 오르면 야생화 군락단지가 지천이다.

가을철 등산에 나섰다가 운이 좋으면 자연산 송이를 만나는 횡재도 가능하다.

호랑산은 등산객에게 모든 계절마다 선물을 선사한다. 봄에는 취나물, 고사리, 고비, 모시대 등을 채취하는 산나물 트래킹이 가능하고 여름이면 솔 향 가득한 산림욕이 제격이다.

가을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변 단풍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고 겨울철 설경과 해맞이는 명산의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모두 3곳인 등산로 입구는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산속호수마을 입구를 알리는 장승이 서있는 호음고개(700m)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는 아기자기함을, 새우 골 중간지점은 넓은 길과 가파른 경사도, 파로호와 맞닿은 등산로 입구는 호수를 조망하면서 산을 오를 수 있다. 해산을 시작으로 해산령, 호음고개로 이어지다 파로호에서 끝나는 자락에 위치한 호랑 산을 찾아 오지의 자연을 만끽하자. 화천/윤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