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촌의 자연과 숲을 사랑하는 시. /박옥태래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옥태래진 작성일08-07-30 11:36 조회2,760회본문
산으로 오라
-박옥태래진(박옥래)-
산으로 오라
너에게서 도망쳐
숲의 푸른 품으로 오라
빈손에다
맨발을 들고 오라
바람이 알몸인 것처럼
어느 날 네가
도시에서 빼앗긴
네 영혼을 찾으러 오라.
========================================
사람아! 너의 본은 자연이니라.
사람아! 너는 인간이 좋더냐?
얼마나 연약하였기에
헛되이 권력에 의지하렸더냐?
얼마나 부족 하였기에
손발이 닳도록 탐욕 부렸더냐?
얼마나 외로웠기에
사랑 찾아 자신을 태웠더냐?
얼마나 초라했기에
이름 애처롭게 내세웠더냐?
얼마나 미련 많아
부릅떠 죽음을 두려워했더냐?
사람아! 너의 본은 자연이니라!
=========================================
산 위에 올라와 보면
산 위에 올라와 보면
왁자한 잔치가 펼쳐져 있다.
생명과 빛과 바람이 자잘대는
숲의 이야기가 있다.
야생화와 애벌레 나비 벌도
집 짓고 신방 차린다
계곡의 생수에 목 축인 바위
윗통 벗고 등목을 한다
풀 섶에서 졸다 잠이 깬 바람
기지개 하품이 나른하다
하늘엔 구름 돗자리 깔리고
그 위로는 새들이 노닌다
산 위에 올라와 보면
나는 이미 숲이 되어져 있다.
=========================================
숲으로 오십시오
숲으로 오십시오
산림욕을 위해 마음 발가벗고
삶의 무거운 짐은 부려도
계산이나 이기 놓고
요구도 없는 자연인으로 오십시오
숲을 해하려하지 않고
서로를 느끼고 쉬면서
함께 정 나누는
가슴시린 그런 사람이면 오십시오
홀로 걷는 길이 외로워
자연의 품에 위안 받고
떠나더라도 미움과 헐뜯음 없이
머뭄을 아는 자로
정 남길 수 있는 사람이면 오십시오
경멸이나 탐욕도 두고
숲으로 오실 때는 숲 되어
숲과 그리움을 깨우치는
오직 그런 사람이면 오십시오.
===========================================
숲의 향기 /박옥태래진(박옥래)
부르지 않아도 두 팔 벌리고
그리움이 오는 소리
세포의 귀마다로 빨려들며
손 내미는 사랑의 향기
오! 가슴의 바다에서 여울져라
행복이여 어디서 오는가?
나무들의 합창에 새들이 춤추나니
거짓과 경멸이 없는 바람아
너는 너무도 순결하구나
초롱꽃이 흐르는 물에
얼굴을 다듬고 향기를 분칠할 때
숨은 계곡은 부끄러이 다리를 편다
바위여 너는 위엄스런 부자
노루에게 그늘을 내어주라
일렁이는 햇살에
파도치는 숲의 물결소리에
평화로운 정열을 발산하는 서기가
내 가슴을 일어서게 하누나
천국의 문이 숲으로 열리고
낮이면 별들이 내려와 풀잎에 반짝일 때
섬모의 털끝까지 황홀에 취한
내 육영은 나비가 되어 훨훨 나른다
오! 숲의 노래여! 임의 향기여!